최근 가상화폐 시장에서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안의 통과의 여부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대한민국 대선에서도 대권 후보들이 한국형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 토론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무엇인지, 그리고 스테이블코인이 '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있게 된 것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스테이블코인, 새로운 달러 패권의 전략
1. 스테이블 코인이란?
스테이블 코인은 미국 달러, 채권 등의 실물 자산을 담보로 달러와 1:1 가치를 연동한 암호화폐입니다. 쉽게 말해, 코인으로 만든 달러입니다. 대표적으로 USDT(테더), USDC 등이 있으며, 1USDT 혹은 1USDC는 1달러와 동일합니다. 그리고 현재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약 2,400억 달러로, 미국 통화량 21조6700만 달러(광의의 통화인 M2 기준)의 1%를 차지합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장은 2020년 이후 급성장하여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합니다. 최초 스테이블코인은 변동성이 심한 가상화폐 시장의 지급 결제수단으로써 등장했습니다. 타 가상화폐와는 다르게 달러나 국채를 담보하기 때문에 가치 안정성을 확보하였고, 이러한 특성으로 '스테이블' 코인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들어, 스테이블코인의 역할은 확장되고 있습니다. 세계 제일의 기축통화인 달러의 패권을 연장시키는 동시에, 그리고 어쩌면, 전 세계 통화의 단일화까지도 넘보는 강력한 도구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즉시 결제와 낮은 수수료를 통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은행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어 글로벌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2. 스테이블코인의 현황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치 저장 수단을 넘어 실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상화폐를 매매하는 역할에서 벗어나 해외에서는 빵 구매부터 전자제품 구입, 그랩 택시 이용, 호텔 예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 결제 플랫폼 우빗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내 가상화폐 결제의 70%가 소매, 음식 및 음료 구매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평균 결제 금액은 8.36달러로 소액 결제에서의 활용도가 높습니다. 구체적으로, 독일의 베이커리 체인 브로트마이스터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도입 후 온라인 주문이 20% 증가했다고 합니다.
기업들의 스테이블코인 채택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언스트영과 코인베이스가 전세계 3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DeFi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는 기업이 현재 45%에 달하며,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할 기대가 있는 기업을 포함하면, 83%로 증가할 것이라는 응답이 나왔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활용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는 머지않아 실물 법정화폐의 활용 범주에 준하는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낮은 거래 수수료와 신속한 국제 송금 처리 속도는 이러한 활용도 확대를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스테이블코인은 '왜' 주목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달러 패권의 전략으로 여겨지는 걸까요?
3. 스테이블코인 법안 핵심 내용
최근 미국은 스테이블코인 법안이라 불리는 '지니어스 액트(GENIUS Act)'에 대한 초당적 승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스테이블 코인 법안의 핵심은 민간과 은행의 스테이블 코인 발행 허용입니다. 주요 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발행 주체 확대
- 기존의 예금취급기관(Depository Institutions), 즉 은행
- 주 정부 승인을 받은 기관도 발행 자격 부여
- 테크 기업, 핀테크 회사 등 민간 기업 (라이선스 발급 필요)
② 담보 요구사항
- 미국 국채 또는 현금으로 100% 담보 보장 의무화
- 은행에 준하는 수준의 엄격한 자본 요건, 유동성 관리, 준비금 감사 및 투명성 공개 의무
③ 규제 체계
-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 산하 통화감독청(OCC)의 이중 감독
- 소비자 보호를 위한 1:1 교환 보장
- 자금 세탁 방지(AML) 및 고객 신원 확인(KYC) 의무
주요 쟁점은,
1.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이며,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은행과 민간기업이 발행
2. 미국 국채 기반으로 발행하여 글로벌 유동성을 미국 국채 시장으로 유인
3. 미국 국채 수요를 통해 미국 정부 부채 부담을 완화
4. 달러 기반의 디지털 통화 시장을 석권하여 달러 패권의 강화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국채를 기반으로 발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왜' 하필 국채일까요?
4. 새로운 국채 수요 창출의 절박함
현재 미국의 국가부채는 약 33조 달러에 달합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전통적인 국채 구매 세력의 급격한 감소입니다.
①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급감과 영국과의 역전
중국은 2013년 약 1.3조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며 최대 채권국이었지만, 2024년 현재 7,654억 달러로 40% 이상 급감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영국(7,793억 달러)에게 2위 자리를 내주며 역전당한 점입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중국이 달러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달러화' 전략의 일환입니다.
② 기타 주요 국가들의 국채 매도 추세
- 일본: 경제 사정 악화로 최근 2년간 지속적으로 미국 국채 매도
- 해외 투자자 비중 급감: 2008년 전체 미국 국채의 46%를 외국인이 보유했으나, 현재는 29%로 급락
- 유럽 국가들의 이탈: 트럼프의 공격적인 관세정책으로 기존 우방국들도 국채 구매 의지 약화
③ 역대 최대규모의 국채 발행 위기
2025년 미국이 발행해야 할 국채 규모는 11조 1천억 달러로 추정됩니다. 이는 다음과 같이 구성됩니다
- 만기 도래 국채: 9조 2천억 달러 (단기채 3조 + 중장기채 6조 이상)
- 신규 재정적자: 1조 9천억 달러
이는 미국 GDP의 약 40%에 해당하는 천문학적 규모로, 미국 역사상으로도 손에 꼽을만큼 많은 국채 발행량이 될 전망입니다.
④ 국채의 금리 상승
기존 만기 도래 국채의 평균 금리는 3.2%였으나,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는 4.5%를 돌파했습니다. 이는 재발행 시 연간 1,000억 달러 이상의 추가 이자 부담을 의미합니다. 특히 단기채를 중장기채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5.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미국 부채 해결 전략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은 현재 약 2,400억 달러에 이릅니다. 만약 스테이블 코인 시장이 1조 달러로 성장한다면, 법안에 따라 발행기관들은 1조 달러 상당의 미국 국채를 의무적으로 구매해야 합니다. 이는 중국이 줄인 국채 보유량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스테이블 코인 시장은 향후 5년 내 1조 달러까지의 성장은 결코 허상이 아닙니다. 이는 해외 투자자 비중이 29%로 급락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연준의 양적완화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국채 수요 창출은 미국에게 유일한 해결책이 되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 재발 우려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쓰기 어려운 상황에서, 민간의 자발적 국채 구매를 유도하는 스테이블 코인 법안은 미국의 히든 카드라고 볼 수 있습니다.
6.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
① 가상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
- 시장 규모의 폭발적 성장 : 제도권의 명확한 승인으로 기관 투자자들의 대거 유입이 예상
- 디파이 생태계 확장 : 신규&전통 금융기관의 디파이 서비스 활용 시작
② 민간 발행으로 인한 파급 효과
- 화폐 발행권의 민영화 : 역사상 화폐 발행권은 국가의 고유 권한이었으나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이 자체적인 스테이블코인 발행
- 유동성 폭증 가능성 :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과 함께 기하급수적인 스테이블 코인 공급 증가 → 양적 완화 효과
- 금융 시스템의 변화 : 은행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전 세계로 달러 유통
③ 타국 통화에 미칠 영향
- 통화 대체 현상 : 경제가 불안정하거나 인플레이션이 심한 국가에서는 자국 통화 대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선호
- 중앙은행 권한 약화 : 국민들이 자국 통화 대신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효과가 현저히 감소 → 금리 조절, 환율 정책 등 기존 정책 수단의 효력이 약화
- 신흥국 경제 위기 심화 : 신흥국 통화의 약세를 가속화하며, 자본 유출이 더욱 쉬워지고, 경제 위기 시 회복이 더욱 위축
결론적으로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퍼지면,
1. 해외여행부터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편리합니다.
2. 무역, 금융 거래 등 스테이블코인이 편리합니다.
3. 점차 일상의 결제도 스테이블코인을 겸하여 활용할 것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누가 달러보다 '원화'를 선호할까요?
앞으로 대한민국은 수축할 것이 자명해보입니다.
원화의 가치는 갈수록 떨어지는데, 달러로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지 않을까요?
7. 결론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히 가상화폐 거래의 편의성을 위해 탄생했다고 여겨지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의 전략적 계산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랜 기간 세계 패권국 지위를 유지해온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은 달러 체제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었습니다.
무분별한 국채 발행으로 인한 부채 위기와 달러 패권에 대한 지속적인 경고 속에서, 미국은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국채 수요를 촉진하고 달러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할 혁신적 방안을 모색해야 했던 것입니다.
미국이 선택한 해법은 AI와 함께 블록체인(가상화폐) 기술이었습니다. 과거 금태환제 폐지 후 달러 위기를 페트로달러 체제로 극복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가상화폐를 활용한 '디지털 달러' 생태계 구축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략의 핵심은 기존 금융 질서의 근본적 재편에 있습니다. 전통적인 금융기관 대신 민간기업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함으로써, 달러의 영향력을 일상 깊숙이 침투시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달러보다 약한 모든 통화를 대체하여, 기존의 기축통화 개념을 넘어 사실상의 세계 단일화폐 체제를 구축하려는 야심찬 계획일 수도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등장은 단순한 금융 혁신이 아닌, 미국 달러 패권의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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