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은 끝났다", "비트코인은 거품이다", "비트코인은 결국 제로가 될 것이다"
2013년부터 2025년까지, 비트코인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비판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비트코인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최근에는 10만 달러(약 1억 4천만원)를 넘어섰습니다. 지난 12년간 비트코인에 대한 언론 보도와 전문가들의 발언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그 패턴과 공통점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비트코인이 등장한 처음부터 지금까지 역대 언론을 살펴봅시다.
1. 초기 회의론 시기 (2013-2016)
비트코인이 처음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시기로, 대부분의 전문가와 언론은 강한 의구심을 표현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시기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식도 적은 시기로, 투자보다 단순 투기로 접근하거나 불법 온라인 사이트 이용을 위한 비트코인 구매가 많았습니다.
이 시기 비트코인 가격은 $100~$1,000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많은 전문가들은 "튤립 버블"이나 "폰지 사기"와 같은 비유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특히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일명 "닥터 둠")는 이 시기부터 비트코인을 강하게 비판한 인물 중 하나였습니다.
2-1. 첫 번째 급등기와 대규모 회의론 (2017-2018)
2017년, 비트코인은 처음으로 큰 상승세를 보이며 $20,000에 근접했고, 한국에서는 2천만원을 돌파했습니다. 그러나 이 시기 비트코인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졌습니다. 가격 상승과는 정반대로 '비트코인 죽이기'가 국가 단위로 일어나며 제도적인 위협이 극에 달했던 시기입니다.
이 시기 주목할 점은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대형 금융기관의 CEO들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비트코인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버블", "사기", "폰지" 등의 표현이 더욱 빈번하게 사용되었습니다.
2-2. 급락과 침체기 (2018-2019)
2018년 초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면서 회의론은 더욱 득세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은 -80%의 하락이 있었고, 알트코인은 다수가 상장폐지 혹은 -90% 이상의 하락이 있었습니다. 불장에서 활발하던 커뮤니티는 파멸적인 공포에 하락에 대한 게시글조차 올라오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빌게이츠, 워렌 버핏, 찰리 멍거는 이 시기에 강한 비판을 했습니다. 이러한 대형 인플루언서들의 지속적인 비판 및 폭언은 투자자들의 사기를 꺾기에 충분하고도 넘쳤습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이 $100~$1,000 하던 초기와 비판 및 폭언의 수준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은밀히 진행되는 기관들의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 투자 소식을 붙잡고 블록체인의 미래를 꿈꾸는 다수의 고인물들이 점차 장기 투자자로 접어들며 그 지지기반을 다졌던 시기입니다.
3. 코로나19와 두 번째 급등기 (2020-2024)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며 $60,000을 돌파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비판론과 함께 소수였던 낙관론이 다수 등장하게 된 시기입니다. 비트코인이 사라지기 어려울 정도로 큰 자산이 되었으며, 다수의 기관이 이미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는 것을 다수의 투자자들이 알게 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비판론>
- "반토막 난 비트코인, 안전자산 아냐" (파이낸셜뉴스, 2020년 3월)
- "탐욕의 무덤, 다 잃을 각오해야" (국민일보, 2021년 1월)
- "비트코인 과열…현금화 시작 땐 6개월 내 곤두박질" (서울신문, 2021년 3월)
- "비트코인, 납치범에나 유용한 화폐···역겹다" (서울경제, 2021년 5월)
- "비트코인 가치 0 될 수도…" (국민일보, 2021년 5월)
<낙관론>
- "인플레이션 헷지 수단으로 확산… 비트코인 1억원도 갈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 2021년 1월)
- "최대 자산운용사 美 블랙록 '비트코인 투자할 것'" (동아일보, 2021년 2월)
- "'파죽지세' 비트코인, 연내 1억 찍고 5억까지 간다?" (파이낸셜뉴스, 2021년 3월)
4. 현재 : 제도권 진입 (2025)
2024년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되면서 제도권 진입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트럼프의 비트코인 공화국, 전략적 비축자산 포함, 스테이블 코인 법안,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과 기술 법안(FIT21) 등이 추진되는 원년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비트코인이 더 이상 무지성 투기 자산이 아닌, 탄탄한 제도적 기반 위에서 가치를 인정받는 새로운 금융 자산이 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5. 주요 인플루언서의 입장 변화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도널드 트럼프는 초기에는 비트코인에 매우 비판적인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대통령 선거부터 매우 긍정적이고 친화적인 입장으로 정반대의 스탠스를 취했습니다.
- 2019년 7월 :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돈이 아니며, 그 가치가 매우 변동성이 크고 아무것도 기반하지 않는다"며, "규제되지 않은 암호 자산은 마약 거래와 같은 불법적인 행동을 촉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2021년 6월 : 여전히 비트코인이 "사기 같다"고 말하며, "달러에 경쟁하는 또 다른 통화이기 때문에 비트코인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일론 머스크와 같은 인물이 "멍청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라고 비난하며, "비트코인은 신뢰할 수 없고 완전히 근거 없는 가치에 신뢰성을 부여하려 하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 2024년 7월 : '비트코인 2024 콘퍼런스'에 참석하여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하며, "비트코인이 주권, 정부의 강압과 통제에 맞서는 자유를 상징한다"고 말했습니다.
- 2025년 3월 : 비트코인을 포함한 5개의 코인을 '전략 비축'하겠다고 밝히며, 원유나 희토류와 같은 전략 자산으로 격상시킬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돈이 아니며 '마약'이나 '사기'와 같다 → 비트코인은 '자유'를 상징, '전략적 비축'하겠다
래리 핑크 (Larry Fink)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비트코인에 대한 입장이 크게 변화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 2017년 : 비트코인을 "돈세탁의 지표"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이 "전 세계의 자금 세탁에 대한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 보여줄 뿐"이라고 말하며 강한 비난을 표했습니다.
- 2023년 7월 : 비트코인을 '국제적 자산'이라고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며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가상자산의 역할이 대체로 "금을 디지털화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 2024년 3월 : 비트코인의 주류화를 돕고 있으며 '열렬한 신봉자'라고 언급될 정도로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 2024년 11월 : 비트코인을 '금의 대안'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돈세탁의 지표' → 비트코인은 '국제적 자산', '디지털 금', '금의 대안'
골드만삭스 (Goldman Sachs)
골드만삭스는 신중하고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 2017년 : 당시 CEO였던 로이드 블랭크페인(Lloyd Blankfein)은 "비트코인은 사기일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동시에 "비트코인에 대해 마음을 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2018년 : 암호화폐 트레이딩 데스크를 개설할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후 시장 상황과 규제 문제로 지연되었습니다.
- 2020년 5월 : "암호화폐는 투자 자산 클래스가 아니다"라고 결론 내리며 매우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 2022년 1월 : "이렇게 되면 비트코인 10만 달러 간다"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 2024년 1월 : "흥미로운 투기 자산"으로 평가하며, "미국 달러를 위협하지 않는다"고 언급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사기'다 → 비트코인은 투자 자산이다
JP모건 (JPMorgan Chase)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는 비트코인에 대해 가장 강렬하게 비판했으며, 최근 입장을 변화하기 전까지 가장 오랫동안 부정적이었던 인물입니다.
- 2017년 : 비트코인을 "사기(fraud)"라고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그는 비트코인 거품이 결국 터질 것이며, 자신의 직원 중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사람은 "멍청해서(stupid)" 해고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비트코인은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 2018년 : 다이먼 CEO는 2017년의 "사기" 발언을 후회한다(regret)고 밝히면서도, 비트코인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은 유지했습니다. 동시에 JPM 코인이라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개발했습니다.
- 2019년 2월 : 'JPM 코인'을 발행하여 기업 고객 간의 실시간 결제에 활용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당시 다이먼은 "블록체인은 현실이며 암호화된 가상 달러화도 가능하다"고 언급했습니다.
- 2024년 : 제이미 다이먼은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혐오한다(dislike)"고 말하며 비트코인이 "아무런 기능도 하지 않는 애완석(Pet Rock)"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고객에게 비트코인 매매를 허용할 것"이라며 모순적인 행동도 했습니다.
- 2025년 5월 : 제이미 다이먼은 고객 BTC 구매를 허용했습니다.
비트코인은 사기이며 혐오한다 → 고객에게 비트코인 판매는 하겠다
우리의 투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인플루언서 및 기관들은 대부분 매우 회의적이고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실제 행동은 전혀 달랐습니다. 비트코인 관련 산업에 미리 투자하거나, 관련 상품을 만들어 고객들에게 판매했습니다. 언론에는 부정적인 언급으로 가격을 억누르고, 실제 행동은 그 정반대였습니다.
공개적으로는 비트코인을 폄하하면서도 동시에 저평가된 시점에서 포지션을 구축하는 전형적인 수법이었던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비트코인의 제도화가 현실이 되고 있는 현재, 모든 언급은 긍정적으로 바뀌었습니다. 블랙록, 피델리티 같은 거대 자산운용사들이 ETF를 출시하고, 기업들이 재무자산으로 채택하면서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의 언론 역사는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전쟁터였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새로운 시장이 생겨날 때의 필연적 과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인터넷의 성장 역사가 그랬듯, 혁신적 기술은 항상 극심한 저항과 회의론을 겪어왔습니다.
비트코인의 역사는 계속해서 써내려지고 있습니다. 그 역사의 한 편에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쓰여져야 할 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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