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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투자 이슈

바이비트 해킹 사태... 시기가 절묘한데?

by 보아쓰 2025. 2. 22.

 

SEC의 코인베이스 소송 철회 합의 후,
몇 시간 뒤 바이비트의 14.6억 달러 규모의 이더리움 해킹 사태 발생

 

바이비트의 해킹 소식은 SEC와 코인베이스의 소송 철회 합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 나왔습니다. 해당 소송은 SEC-리플 소송과 함께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파급력이 큰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코인베이스 소송 철회를 반기며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고, 비트코인 가격 역시 10만 달러를 향해 상승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 바이비트의 해킹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1. SEC의 기관-코인베이스 소송이란?

코인베이스가 등록되지 않은 증권 거래소를 운영하고, 암호화폐 스테이킹 프로그램을 적절히 등록하지 않았다는 혐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존립을 결정할 수도 있는 중요한 소송이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로 들어선 친암호화폐 인사들로 채워진 SEC에서는 소송 철회라는 결정을 내렸죠. 

 

소송 철회는 암호화폐 시장 전체의 상승을 이끄는 긍정적인 재료였으며, 시장도 이에 화답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특히, 스테이킹 관련 소송 철회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더리움 ETF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소식이었습니다.

 

출처 : CoinNess, https://coinness.com/news/1121048

 

현재 이더리움 ETF는 스테이킹이 불가능해 기관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현물 이더리움에 투자할 경우 스테이킹을 통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ETF는 이러한 이점이 없어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게다가, 이더리움 ETF는 비트코인 ETF보다 변동성이 크지만, 이를 보완할 추가적인 수익 구조가 없어 투자 유인이 더욱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이더리움 ETF에서 스테이킹을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었고, 코인베이스의 소송 철회는 비록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스테이킹에 대한 SEC의 강경한 태도가 완화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졌습니다.

 

 

2. 바이비트 해킹 사태

해킹 사태는 블록체인 보안 전문가 잭XBT(ZachXBT)가 개인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알린 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출처 : CoinNess 속보, https://coinness.com/news/1121056

 

 

그리고 얼마 뒤, 바이비트 CEO는 콜드월렛의 해킹이 맞다며 X에 글을 올렸습니다.

출처 : CoinNess 속보, https://coinness.com/news/1121057

 

 

10만 달러 근처에 도달했던 비트코인은 이 사태로 인해 다시금 하락합니다.

 

출처 : TradingView

 

바이비트는 2018년 설립된 암호화폐 파생상품 전문 거래소로, 비교적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10위권 안에 드는 파생상품 거래소로 성장했습니다. 해킹 이전, 약 162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에 달하는 준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바이비트는 CC데이터의 거래소 벤치마크 보고서에서 5위에 선정될 만큼 신뢰받는 거래소였으며,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량 기준으로도 5위권에 들었습니다. 참고로, 업비트는 같은 보고서에서 14위로 평가되었습니다. 보안성이 높은 거래소였던 만큼, 콜드월렛 해킹이 가능했다는 점은 석연치 않은 부분입니다. 더욱이, 바이비트 CEO가 의심스러운 정황이 언급된 직후 불과 몇 분 만에 이를 인정하고 공개적으로 도움을 요청한 점도 이례적입니다.

 

영국 암호화폐 분석업체 CC데이터, "거래소 벤치마크 보고서", `24.11.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 규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되는 가운데, 시장의 상승을 기대하던 투자자들은 바이비트 해킹 사태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SEC와 코인베이스의 소송 철회라는 대형 호재가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해킹 이슈에 묻혀버린 것입니다. 두 사건의 시기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해킹은 콜드월렛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콜드월렛은 온체인 자산을 오프라인에서 보관하는 방식으로, 해킹이 극도로 어려운 보안 시스템입니다. 이를 해킹했다는 것은 과장하면, 마치 은행 창고에 보관된 현금이 온라인상에서 도난당한 것과 같은 수준의 사건입니다. 심지어 그 은행은 전세계 5위의 보안을 자랑하는 은행입니다. 공격 방식은 스마트 컨트랙트 로직 변경을 유도하는 형태였다고 전해지는데, 약 2조원을 보관하는 금고라면, 다수의 보안전문가가 검토의 검토를 거쳐 해당 자산을 움직였을 것입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입니다.

 

그리고 보통 해킹 사고가 발생했을 때, 해당 사실을 언제 인정할까요? 내부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한 뒤, 뱅크런(대규모 인출 사태)을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한 후에야 공식 발표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바이비트는 지나치게 빠르게 인정하며 투명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CEO가 원칙적으로 운영하는 인물일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대응 방식과는 다른 점이 많아 여러 가지 의문이 남는 사건입니다.